뉴질랜드 8일차.
2020년 2월 17일.
크라이스트처치에서 트램을 타고 캔터베리 박물관을 둘러본 후 나와서 다음 목적지를 위해 트램을 기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트램이 도착했고, 트램 운행 시간이 다 되어가서 그런지 트램 내에 관광객들도 꽤 많았다.
우리의 다음 목적지는 아이들을 위해 계획한 마가렛 마히 플레이그라운드이다.
이 놀이터를 가기 위해서는 트램 노선도 중에서 17번에 내리면 되고, 이 곳은 New Regent St. 라는 곳이다.
트램 창 너머로 너무나도 예쁜 상점들과 거리를 바라보며 눈에 담다가 정류장에 도착해 내리게 되었다.
와 정말 멋진 거리이다.
가운데는 트램이 지나가고 양 옆으로는 사람들이 의자에 앉아서 저마다의 인생을 즐기고 있고...
이 곳이야말로 뉴질랜드이구나...
이 뉴 리젠트 스트리트(New Regent Street) 자체만을 둘러보기 위해서도 관광코스에 넣곤 하는데 우리는 목적지가 놀이터였으므로 아이들 재촉에 이끌려 빨리 지나가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여기 더 둘러보고 싶은데...ㅠ
어쨌든 뉴 리젠트 스트리트에서 길 건너 조금만 걷다보면 마가렛 마히 플레이그라운드(Margaret Mahy Playground) 입구가 보인다.
이 놀이터는 2015년 12월 22일에 오픈했고 놀이터 이름은 Margaret Mahy라는 뉴질랜드의 유명한 어린이 작가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고 한다.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여행을 계획하면서 무엇보다 여기 꼭 와보고 싶었던건...
세상에... 이 놀이터가 남반구에서 가장 큰 놀이터라고 한다...
얼마나 크고 좋길래...
그치만 아이들에겐 미리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고 데리고 가서 짠~ 하고 보여주고 싶었다.
입구에서 들어서니 물놀이 놀이터도 있다.
시간이 많지 않으니 물놀이는 패스.
하늘과 나무와 잔디와...
색감이 정말 잘 어울린다.
와~~~
저기 저 빙글빙글 내려오는 미끄럼틀 보고나서부터는 아이들 발걸음이 바빠졌다. 아주 많이...
아이들에게 미리 얘기해주지 않고 오길 잘했다.
아이들이 짠~하고 직접 보고서는 너무너무 좋아했다.
저 주황색은 아마 그늘을 만들어내기 위한 용도였던듯.
그런데 놀이터 전체의 색감과 아주 잘 어울리고 모양도 멋졌다.
저 뒤로 보이는 미끄럼틀은 아이들을 또한번 뛰어가게 만들었다.
왼쪽 오르막에 있는 디딤대를 통해 저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있는데 아이들이 성큼성큼 잘 올라가길래 나도 한 번 올라봤더니 난 무섭다...
미끄럼틀 꼭대기에 서 있는것도 나같은 겁 많은 사람에겐 무섭다. 흑ㅜ
하지만 저 정상에서 내려다 본 경치는 정말 예술이었다. (그렇다고 아주 높지는 않음ㅋ)
그네 위에 앉아서 어른들도 동심을 즐기고 쉬어갈 수 있었던 마가렛 마히 놀이터.
이 미끄럼틀은 가운데 있는 그물을 올라가서 타고 내려오는 구조이다.
그런데 어떤 외국인 아이가 올라가다가 무서웠는지 막 울었다. 그래서 아이의 엄마가 구하러 올라갔는데 엄마는 잘 못 올라가고... 아이는 계속 울고...
그래서 주변에 있던 다른 아저씨가 올라가서 구출해주었다.ㅎ
아이도 엄마도 짧은 시간이었지만 얼마나 무섭고 답답했을까...
그치만 이 일화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아이들은 아주 잘 올라오고 신나게 내려오곤 했다.
미끄럼틀 색깔이 놀이터 전체적인 배경과 잘 어울리는것 같다.
아이들이 한참을 신나게 노는 동안 남편과 나는 다른 현지인들처럼 풀 위에 누워서 하늘도 감상하고 아이들 노는 모습도 구경하곤 했다.
이렇게 여유로울 때가 또 있을까...
옆에 다른 가족분들은 돗자리를 깔고 피크닉을 즐기고 계시기도 했다.
미끄럼틀이 있는 쪽에서 꽤 오래 놀다가 다른 쪽으로 자리를 이동해 보았더니 아이들이 좋아하는 짚라인이 설치돼 있다. 뉴질랜드에서는 이곳 저곳에서 짚라인을 자주 만날 수 있는것 같다.
슝~ 타고 내려가는 아이들의 얼굴에 함박꽃이 가득 피었다.
놀이터 옆으로 흐르고 있는 잔잔한 강...
마가렛 마히 플레이그라운드...
남반구 최대 규모의 놀이터라고 할만하다.
그리고 여기 아이들과 함께 오기 정말 잘했다.
크라이스트처치에서의 기억 중에 가장 잊혀지지 않을 장소가 되지 않을까싶다.
- 2020. 2.17
- in Newzealand
- by 노래와